6월 콘서트 후기
기쁜 마음으로 유천이를 보러갔지만 생각보다 더 슬픈 마음을 안고 왔던 6월이다.
유천이보다 착한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기분 좋게, 행복한 후기를 쓰고 싶지만 또 마냥 그럴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나는 이번에 유천이를 보고 나서 진짜 눈만 감으면 자꾸 유천이의 말이 맴돈다.
정말로 나는 당분간 유천이만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런데 이 악물고 그 울음을 참아내야만 할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유천에게 생색을 내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내가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내가 태국에 왔다고.
그냥 칭찬받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억지로라도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여기까지 왔으니까 고맙다고 해달라고.
그래서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유천이에게 일정 끝나자마자 바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한국 가서 출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유천이는 온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나한테 말했다.
하.. 진짜..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래서 캐리어 끌고 왔구나..
이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너무 어렸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래서 너무 속상했다.
난 여기서 할 말을 잃어서
아니 왜 미안해요ㅠㅠ 왜 미안해해요!!ㅠㅠ만 반복했음..ㅠ
내가 그냥 투정부린 거에, 유천이가 미안해할줄은 몰랐다.
넌 진짜.. 어떻게 널 보러 온 사람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할 수가 있니..
다 내가 좋자고 가는 거고, 내가 내 시간 쪼개서 네 얼굴 한번이라도 더 보겠다고 가는 건데..
나는 너를 사과하게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절대 아니었는데
그냥 나는 내가 이만큼 널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던 것뿐인데
넌 미안해하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까지 왜 미안해 하는 거야..
그게 아직도 속상해.
정말로 마음이 막 무너져내린다.
내 옆에 세워진 캐리어를 걱정하고
나한테 조심히 가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준 너를 진짜 내가 어쩌겠니..
그리고 우연히 찍힌 사진에서 네가 내 뒷모습을 보고 있더라
그런 행동들은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한 행동들이 아니라
정말로 너의 진심인 거잖아
넌 역시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제일 착하고 너무 착해
그냥 고마워만 하면 되는 건데..
나는 솔직히 유천이가 영혼 없이 아~ 진짜요? 감사해요~ 정도만 기대하면서 저 말을 생각해갔다.
그런데 유천이는 너무 진심을 담아서 내게 미안하다고 해서 진짜 슬펐다..
난 너한테 무얼 바랐던 건지.. 정말 반성하게 됐어
그리고 내가 아는 것보다 정말로 너는 너무 새하얗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또 알게 됐어
그러니까 계속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또 다시 깨달았던 시간이었다.
넌 내가 시간을 쪼개고 잠을 쪼개서라도 얼굴 한 번 보기위해 달려가고 싶은 사람이니까
언젠가는 한국에서 오는 팬들에게도 환히 웃으면서 고맙다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man으로 써달라고 하니까 이게 이름이냐고 묻던 유천이..ㅋㅋ
근데 닉넴이라 해야 할 걸 나도 이름이라 했는데
유천이는 뭘 이해했다는 듯이 아~ 한 건지 아직도 모르겠음ㅋㅋㅋ
이거 물어보느라고 내 말을 중간에 끊었는데
다 듣고 있었다는 듯이
그 다음에 바로
"일정 끝나자마자 여기 왔다고?" 하면서 말 붙였던..
이런 다정 모먼트 사랑해..

이런 얼굴을 하고 유천이는 내게 미안하다고 했다..
표정이 확 변하면서 미안하다고..
그러니까 절대 빈말이 아니었다.
그냥 온 마음으로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다..
그게 너무 속상해ㅠㅠ

이미 난 뒤돌고 가고 있는데 끝까지 내 뒷모습 쳐다보던 유천이..
저러고 나한테 조심히 가라고 말도 건네줬다..
진짜 뭐이리 다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