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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2/6004

너의 생일

유천, 생일축하해.

이제는 내가 몇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지 잊는 것처럼 올해 네가 몇 번째 생일인지 나도 가끔은 잊곤 해.

아직도 나한테는 어린 시절의 유천도 최근 같고, 내가 제일 사랑했던 시절의 유천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 너는 더 다른 삶을 향해서 쭉쭉 나아가는 것 같아서 여기서 가만히 지켜보는 나도 이제는 안심이 될 때가 많아.

 

한 때는 네 걱정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때도 많았는데

그래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네가 강한 사람이라서, 그래서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서

마음이 놓일 때가 많아.

그러다가도 가끔씩은 무너지는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안아달라고 말해줄 때도 많아서

곁에 계속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해.

 

나는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그런 나의 바쁜 삶 속에 너의 흔적이 가득해서 참 좋아.

여전히 나는 하루를 시작할 때 기분이 안 좋으면 신나는 너의 음악을 들어.

때로는 네가 추천해준 노래가 내 플레이리스트를 꽉 채울 때도 많지.

그렇게 그냥 내 삶이 그냥 너라는 거, 나는 그게 참 좋아.

 

요즘은 바쁘다는 이유로 예전처럼 매일매일을 바라봐주지는 못하지만

그만큼 네가 또 잘할 걸 알아서 안심이 되어서 그런 것 같다고도 생각해.

 

그럼에도 매일 수요일을 기다리고, 너를 보고, 행복해해하는 내 삶도 나쁘지 않다는 것.

내가 유일하게 숨을 쉬고, 잠시 걸음을 멈추는 것도 오직 너 덕분이라는 것.

내 바쁜 삶 속에서도 너는 여전해서, 나는 그게 참 고맙더라.

 

오래오래 행복하자.

이제는 그것말곤 원하는 게 없어.

아프지 말고, 정말 건강하고.

차근차근 하고 싶은 일도 모두 하면서 우리 그냥 쭉 이대로 계속 함께 하자.

 

생일날이라 불현듯 이렇게 찾아온 것도 미안하지만,

난 항상 널 생각하고 있다.

 

행복하자!

 

그리고 6월에 난 널 보러 갈 거다!!

그렇게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라도 보고 싶은 게 너니까

외로워하지 말고 계속 함께 걷자.

 

사랑해.

 

이제는 늙었다고 말하는 네가,

사실은 그래서 누구보다 믿음직스러운 사람이고

내가 닮아가고 싶은 어른이라는 걸

너는 항상 기억해야만 해.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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