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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2/왜 아직도 너를 좋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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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너의 성격 내게 있어 그 무엇보다 파악이 안 되는 건 박유천인데, 이건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선을 자꾸 잃는 것도 있지만. 박유천은 정말 복잡하고 다양한 사람이다. 그래서 파악이 안 된다. 박유천의 성격은 어떤가. 사람마다 박유천 하면 떠올리는 성격이 다를 거다. 어떤 사람은 박유천은 잘 울고 잘 웃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굉장히 시니컬하다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다정하다고 할 것이고. 뭐가 진짜 박유천이고 그런 건 없다. 모두가 박유천이고 박유천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자신보다 남이 더 중요해서, 자꾸 바뀐다. 1. 자기혐오 나는 박유천이 자기혐오적인 기질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자기애가 없는 건 아니다. 끝없이 자기 ..
2. 너의 외형 솔직히 정말로 잘생겼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고 앞으로도 볼 수 없을 그런 얼굴. 예전, 살도 안 찌는 체질이었을 때 삐쩍 말라서 도드라지는 뼈나 얼굴 윤곽 같은 것들이 참 예뻤다. 거기에 눈은 되게 순하게 생겼다. 눈망울 자체가 순딩하게 생겼다고 해야 하나. 초롱초롱 반짝반짝 빛난다. 어릴 때 옅게 진 쌍꺼풀도 좋아했다. 그걸 덮고 있는 속눈썹도. 이마에서 코끝까지 떨어지는 그 선이 정말 장난 아니다. 그런데 입술은 또 도톰하다. 그 반질반질하니 예쁜 광대도 꼭 언급해줘야 한다. 빤질빤질 기분 좋을 때마다 퐁퐁 솟아오르는 광대는 정말.. 깨물고 싶다. 그리고 나는 박유천의 귀도 너무 좋다. 동그랗게 생겨가지고 정면에서 예쁘게 뿅 보이는 귀. 어디 하나 떼어 놓아도 예쁜 그런 눈코입이 한 얼굴에 담겨 있..
1. 너의 서사 왜 아직도 나는 너를 좋아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 시리즈 내가 얘를 아직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얘가 만들어낸 서사 때문이다. 얘 인생을 길게 글로 늘여놨다가 얘가 너무 불쌍해서 울었던 적이 있었다. 남이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얘의 인생이 결코 평탄치만은 않았다. 그걸 잘 견디고 못 견디고의 일이 아니었다. 거기까지 견딘 것만 해도 잘했어, 그런 말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너는 자꾸 무너질 일들이 생겨났지. 그렇다고 해서 박유가 모든 우울의 근원이자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놈은 아니었다는 거다. 중요한 건 해맑게 발 동동거리면서 웃다가도 밤에는 달을 보면서 우는 애였다는 거다. 그 원인은 많겠지만 모든 불행서사로 똘똘 뭉쳐진 애가 아니었지. 내가 저번에도 말했지만 남들은 그냥 툭툭 털고 일어나서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