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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2/왜 아직도 너를 좋아하는가

3. 너의 성격

내게 있어 그 무엇보다 파악이 안 되는 건 박유천인데, 이건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선을 자꾸 잃는 것도 있지만. 박유천은 정말 복잡하고 다양한 사람이다. 그래서 파악이 안 된다.

박유천의 성격은 어떤가. 사람마다 박유천 하면 떠올리는 성격이 다를 거다. 어떤 사람은 박유천은 잘 울고 잘 웃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굉장히 시니컬하다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다정하다고 할 것이고. 뭐가 진짜 박유천이고 그런 건 없다. 모두가 박유천이고 박유천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자신보다 남이 더 중요해서, 자꾸 바뀐다.

1. 자기혐오
나는 박유천이 자기혐오적인 기질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자기애가 없는 건 아니다. 끝없이 자기 자신을 혐오하고 사랑하며, 계속해서 자신을 뒤바꾸며 혼란 속에서 사는 사람이다. 박유천은 우선적으로 희생적이다. 자신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자신이 챙겨줘야 직성이 풀린다. 같은 멤버에게 그랬고, 가족에게 그렇고, 스탭들도 엄청 챙긴다. 그 안에서 자기자신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빈털터리가 되어도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놈이다. 아무리 희생적이어도 자기 몫은 남기고 내어주는데 박유천은 그냥 다 내어준다.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안 해. 자기가 소중한 걸 모른다. 혐오적인 걸 벗어나서 관심조차 없어보인다.

그런데 거기서 자기가 제일 약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건들면 화를 낸다. 항상 자기만의 적정 수준이 있는 사람. 그 약점이 어쩔 땐 사람일 수도 있겠고 어쩔 땐 자기가 노력해왔던 과거일 수도 있겠지. 그런 부분을 절대적으로 지키려고 한다.

또 자기혐오가 강한 사람들의 특성 중 하나는 굉장히 자존심이 높다. 누군가 자신을 건들면 굉장히 싫어하고 화를 낸다. 박유천은 대놓고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신경질을 부리진 않았지만, 일정 부분 넘어가서 건들면 정색하는 경향이 있을 거다. 그러니까 멤버들이 얘를 좀 부둥부둥해주는 경향이 있었다.


생일날 준수한테는 케익을 얼굴에 엎던(물론 준수의 그 높디높은 자존감을 따라갈 자는 없지만) 애들이 박유천한테는 피식 웃으면서 볼에 생크림이나 묻혀주는 거다. 그러면 박유천은 뿌엥 운다. 아 귀여워.

그래서 박유천은 참 다정하다. 자신이 누군가를 절대 해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누군가가 자기로 인해서 상처받고 아파하는 걸 지켜볼 수 있는 사람도 아닐 테다. 그래서 자신을 깎고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킨다. 타인을 대할 때도 절대 그 사람의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지도 않는다. 그 사람의 약점을 언제나 지켜주려 하고 누군가의 노력을 함부로 무시하거나 경멸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순적이게도 배려가 넘친다.

2. 완급조절
아 그런데 박유천의 제일 강점은.. 사람이 완급 조절을 굉장히 잘 한다고 해야 할까. 완급 조절은 너무 고급용어지.. 조련을 기가 막히게 잘한다. 얘 한번 따라가면 정신 놓는다. 그냥 어느순간 홀려 있어.. 안 그래도 잘생긴 놈이.. 엉? 그 얼굴로 뭔 말을 하면 뭘 못 들어주겠어.
혼자 울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자기 슬펐던 이야기, 괴로웠던 이야기를 마구마구 꺼내놔서 사람의 발목을 붙잡는다. 어릴 때 방송에 나와서도 그랬고 한참 트위터하던 시절에도 그랬고. 그러다가 맨날 눈물 맺힌 그 눈으로 웃으면서 꼭...... 난 행복해요... 하고 있잖아... 그러면 뭐 어떡해... 머리 풀고 유천이한테 달려가야지.. 엉엉 울면서 유천이 끌어안아야지.
얘 이거 계산하고 하는 행동이면 아이큐 200 넘는 거다. 그냥 타고 났어. 기질이야.

진지하게 인터뷰를 하다가도 너무 진지해진다 싶으면 거기에 꼭 농담을 던진다. 분위기를 한번에 풀어버리고 자기도 웃고. 그 풀어진 분위기 속에서 또 자기 본심을 덜컥 내놓는다. 그 완급 조절이 기가 막히다.
자기 때문에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용납할 수 없는 것처럼. 그 순간 사람을 웃기는 방법을 안다. 그렇게 풀어진 분위기 속에서 다시 다정하게 말을 건네곤 한다. 근데 여러분 다시 생각해봐요. 얜 이렇게 분위기 풀고 나서 꼭 자기 본심 말하고 그걸 설득 시켜요. 거기에 설득 당한다고요.. 이미 한번 풀어진 분위기 속에서 박유천에게 다시 부정의 말을 건넬 수가 없으니까. 그걸 알고 하는 걸까.


3. 완벽주의
갑자기 분위기를 전환해서.. 일단 기본적으로 귀여움.(반박 안 받음ㅇㅇ) 하.. 이게 뭐냐면.. 유천이는 시키면 다 한다. 그것도 제대로 한다.
애교? 부리라면 부린다. 노래? 하라면 한다. 연기? 갑자기 하라고 요구해도 한다. 절대 내빼는 거 없다. 근데 얘가 하면 또 뭐든 평균 이상은 한다. 이게 뭐냐면 박유천에겐 길티플래져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다. 박유천을 두고 민망해했던 순간이 단 한번도 없다(내가 갠적으로 길티를 진짜 못 견딘다).

이 나이 먹고 이런 짓해도 전혀 길티가 아님..

한번 하면 진짜 어떻게든 성공시켜야 하는 그런 완벽주의자 성향도 있다는 거다.
뭘하든 중간 이상은 간다. 기본적으로 노력파다. 사람들은 얘가 여유를 타고 났다고들 말하는데. 노력으로 얻은 여유라고 생각한다. 절대 무언가를 대충 하고 넘어가는 법이 없다.

애교를 갑자기 시켜도 얜 그 상황에서 해야 한다면 100프로의 기질을 발휘하고 연기도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솔직히 우리 이야기하자. 박유천이 언제 무대에서 대충했나요. 서로 기억하는 포인트가 다르면 어쩔 수 없지만 내 기억엔 항상 그 안에서도 최선을 다하던 놈이었다. 그리고 대충해도 되는 앙코르 무대나 메인이 아닌 순간에 설렁설렁했지. 자기 파트에서 그런 적 절대 없다. 설마 리허설 때 설렁설렁 가지고 뭐라 하는 거면.. 우리 유천이 리허설 때 최선 다하면 체력 나가리라... 본무대 서지도 못한다구요.. 그건 좀 봐줘요..
그 모든 모습이 "보여지는" 모습이라면 완벽하게 해내려고 노력하곤 했다. 나는 그런 유천이의 모습을 정말로 좋아했고..

드라마가 끝나고도 그 인물에서 벗어나기까지 한참 걸리는 아이였고. 진심으로 그 인물들을 생각하면서 울고 웃었고. 그 캐릭터로 다가가려고 사소한 습관 하나부터 만드는 애였다. 그런 노력들이 어우러져서 박유천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무대 하나 꾸밀 때도, 노래 하나 만들 때도 절대 대충하지 않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신경을 쓰는 놈이다.
80프로의 노력으로 120프로의 능력을 내보인다 뭐 그런 말 하는 거 언뜻 봤는데 얘는 티를 안 내는 거지 노력을 안 하고 얻는 건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 새벽 내내 눈이 벌게지도록 노래를 만들고서도 다음 날 멤버들한테조차 티내지 않았고. 가수 활동 서서히 놓던 그 시기에도 연기 비시즌일 땐 컴퓨터 앞에 앉아서 뭐라도 하나 만들었다.

그리고 별터널 나온 속도에 진짜 나 경악했다. 그 수많은 명곡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나온다는 거에 굉장히 놀랐는데. 가사 속 한 단어까지 모두 정성이 어려있다. 그 정도 퀄리티의 곡을 만드는데 거의 한 달 걸린 거 아닌가.. 물론 전에 만들어놓은 걸 이번에 디벨롭한 거일 수도 있지만. 그 이후에 또 어웨이즈 만들었고... 이정도 수준이면 유천이 활동하고 잠자는 시간 외엔 맨날 음악 만지고 있을걸? 그걸 티 안 내고 기본적으로 티내야 한다고 생각하질 않아서 그렇지.
박유천은 자기가 노력하면서 살았다는 걸 티냈어야 했어.


4. 허세
그럼 또 뭐냐. 박유천은 정말 허세가 없다.

귀여운 허세는 가끔 부림ㅋㅋ

자기 삶을 과시하면서 살지 않는다. 먼훗날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거 사실 노린 거야~^^" 하는데 그것마저 허세끼 다 빠져있잖아. 자기가 진심으로 멋지고 최선을 다했던 시절을 나중에 지나고 나서 그거 사실 다 허세였어~ 하는 것부터가 허세 아니야 유천아.. 정말 담백해서 좋아한다. 모든 게 다 진심이고 정성이라. 그게 또 곧이곧대로 보이는 인간이니까.

자신의 노력이나 아픔 같은 것들을 절대 과장해서 말하는 법이 없다. 언제나 딱 그만큼만. 정말로 사실인 것들만. 충분히 허세를 부리고 자신을 기꺼이 사랑해도 될 때에도 한발짝 물러선다. 가장 최고 정점에 올랐던 그 시기에도 박유천은 이제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사람들이 자신을 잊어도 살다가 가끔 자신을 기억만 해줘도 자기는 좋을 거라고 한다. 그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인터뷰를 했을 때일 텐데.. 자신이 충분히 잘났다고 생각해도 될 때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언제나 자신이 가진 것들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 허세도 없고 욕심도 없다.
박유천을 만든 건 그냥 해야겠다는 집념과 노력이었을 뿐인 거다.

5. 솔직함
박유천은 하기 싫으면 티난다. 하기 싫은 순간보다.. 하기 힘든 순간이면 언제나 티가 난다. 예전에도 방송에 나와서 유난히 쳐지고 힘들어하던 때를 돌아보면 그 시기에 유천이가 정말로 힘들었던 거다. 그럴 때 남을 잘 속이지도 못하고 다 티가 난다. 이런 맘 아픈 포인트가 아니더라도 연애하는 것도 안 숨겨.. 심지어 지 소개팅했다고 인터뷰에서 말도 함.. 안물안궁 바규천ㅠ
그런데 나는 사랑에 솔직한 유천이의 모습도 참 좋아했다. 자기가 마땅히 사랑하고 지켜야 한다고 여기는 부분들에 있어선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나갔다. 인터뷰 하다가도 갑자기 감상에 젖어서 과거의 연애를 이야기하고.. 누군가를 좋아하면 너무 티가 났고.. 그런 정말 주인밖에 모르는 강아지처럼 굴 때도 많았다. 입만 열면 사랑해사랑해사랑해알아알아알아?? 할 것 같다.. 흑 귀여워..

자신의 감정이 지금 어떤지, 그때 무슨 마음이었는지, 그래서 지금 왜 행복하고 슬픈지. 언제나 솔직했다. 누군가를 속이는 것 자체를 원래부터 못한다. 그냥 다 드러나니까. 그걸 굳이 거짓말로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애초부터 남을 속이면서 살 수 있는 인간의 유형이 아니다.

쓰다보니 매우 길어졌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유천이의 성격은 너무도 많고.

언제나 그랬지만 난 너의 성격을 닮고 싶어.
그리고 네가 가진 것 중에 제일 멋있는 게 너의 성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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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하나 붙이자면 이 시리즈는 총 10편으로 이뤄진 콘텐츠입니다.
올해 안에 끝내는 게 목표인 숙원사업..인 아주 천천히 굴러갈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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