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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2/6004

잘자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고 생각했고
이미 아무것도 없어도 좋아해줄 수 있었는데

또 다시 그 안에서 상처 받았을 네 걱정하는 게 나도 너무 웃겨
진짜 네 인생은 어떻게 그러냐

뭘 어디서 어떻게 해야 고쳐질 수가 있는 거야?
그냥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절망스러워

근데 난 널 잃고 싶지가 않아
네가 아무리 날 힘들게 해도 난 네가 너무 좋았으니까

날 괴롭게 하던 그 시간 안에서도 난 네 걱정만 했어

유천아 한번쯤은 그냥 단 한번쯤은
세상이 네 편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래도 네 편이 조금은 많았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건 역시 이기적이려나

널 다시 좋아하기로 마음 먹고 나서 난 조금 강해졌다고 생각했어
많은 사람들이 미워하는 널 다시 끌어안아주기로 마음 먹고
조금은 뻔뻔해졌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손을 떨면서 이 폭풍전야 같은 이 시간들을
다시 견디고 있는 지금이 무서워

왜 너는 견디고 견뎌도 또 견뎌야 할 일들이 생기는 거야?

그냥 네가 행복만 했음 좋겠어

그냥 오늘 네가 잘 잤으면 좋겠다
나쁜 꿈 꾸지 말고
나처럼 자다가 깨서 핸드폰 붙잡고 네 이름 검색해보지 말고

그냥 좋은 꿈 꾸면서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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